오다자











술에 관해서는 나름 박식한 편은 아니었으나 딱히 마다하는 것이 없이 모든 양주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던 것을 결과로금년 열여덟 살이 된 소년기에는 자신의 음주에 간혹 누군가가 관여한다면 용케 서너 십분은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으며 이를테면 술로 흑과 백을 가리겠다는 언사로 내기를 하여 자신보다 먼저 지쳐 돌아서는 이를 하수로 두고서 놀림을 하기도 하였다그가 유독 각별히 여기던 것은 찻잎을 깊게 우려낸 위스키로서 굳이 얼음을 제거하여 희석하지 아니한 채로 궁구하고는 하였으니처음은 관여조차 하지 않던 인물들마저 호기심이 생겨 같은 것을 빗대어 요청하였으나 마치 속이 타들어가는 듯한 텁텁함에 포기하는 이들만 더러였다.

 

 



그렇다면 다자이가 술에 흠뻑 젖은 경우가 있겠는가그는 단지 음주를 풍류라 단정하며 즐기는 기색이었으나 오히려 한 번을 만족하는 경우가 없었다중천의 해가 질 무렵 들어선 이는 인적이 사라지는 경우까지 유리잔 한 잔을 쥐고서 벗어나는 법이 없던 그의 옆 편으로는 늘 한두 개의 빈 술병이 남아있었으며이조차 만족하지 못한 듯 홀로 투덜거리며 돌아가는 그를 짐작하였던 자는 과연 존재하지 않았다결국 나날이 반복되며 홀로 여유를 즐기는 듯 하여도 내적으로의 고요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쾌하였기에어느덧 본인마저 발자취를 뜸하였으나 재차 빈번하게 드나들기를 반복하게 된 것은 줄곧 원하던 동료가 합류한 이후로다자이가 꽤나 눈독을 들인 이는 이전부터 건강을 염려하여 그의 음주를 제지하던 유일한 동료였다나이는 여전히 어린 티를 자아내는 인물보다 인상인 듯 하였으나 그는 염려할 것 없이 반말을 쓰는 추세로 간혹 취한 체를 하며 하지 않던 어리광을 부리는 것을 보아 그들은 다자이가 그를 친구로서 나름 신뢰하고 있었음을 일부 짐작할 수 있었다.

 

 



술이라 하면 인물을 가릴 것 없이 즐기고는 하였던 이였으나 거의 유일무이한 동료가 합류한 이 후로는 빈번히 그들만의 시간을 가졌으며그들의 대화에 일부 흥미를 느낀 인물들이 여러 번 대화에 개입하였으나 그들은 결코 두 사람만의 대화에 공백을 느낄 수 없다고 증언하였다굳이 두 사람 중 일부가 없다고 하여도 그들은 각자 같은 시간의 범위 내에서 만나기를 짐작하고 있는 듯 하였으며 주점을 운영 중이던 인물은 과연 다자이의 여러 표정을 고찰할 수 있어 흥미로움을 주장하였다.어느 경우는 폐점의 직전까지 오로지 두 사람이서 잔류한 채 여러 노래를 흥얼거리자 주점의 주인은 그들을 돌려보내려 일말 재촉하였으나그들은 일부 볼이 상기되어 열이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취하지 아니한 기색이었다그의 동료가 돌아온 이후 유독 신이 난 기색을 하는 다자이를 보며 주변인이 짐작하기로는 과연그의 흥미를 자극시킬 수 있는 인물은 현재상 오다 사쿠가 유일하다는 것이었다.

 

 

 




*

 



당시의 상황은 몹시 경이로우면서도 독단적으로 흐르고 있었다이를테면 부하의 과실로 일을 크게 다그치며 발길질을 하던 와중 그의 위로 족히 그들의 세 배는 되어 보이는 압도적인 크기의 철근이 떨어지며 그는 그 자리에서 졸도하였다민첩함을 벗어나 쉬이 간파하고서 벗어날 수 있는 위치에 속하였으나 다자이는 결코 고의적으로 피하지 아니한 기색이었으며,어째서 잔혹한 그가 평상 관심도 없던 일개 부하 따위를 구한 것인지 짐작할 수 없어 세간에서는 이미 여러 소문이 돌 무렵,그들에게는 이미 중상의 상태라고 보도한 이 후 일시적인 휴식기를 가진 다자이를 곁에서 오다가 간호하였다조직의 간부 따위가 보건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아니한 말단 조직원을 굳이 곁에 둔 이유를 짐작하자면 그것은 단순한 자기만족으로실정 상황에서도 오다는 그의 곁을 배회할 뿐 일반적인 치료는 전부 조직의 주치의가 하기 마련이었다.

 

 

 



있잖아 오다 사쿠자네는 술에 흠뻑 취해본 적이 있는가?”

?”

 



 

 

과연 술이라그러고보니 최근 그를 간호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곳을 빈번히 드나든 적이 없었으니 그리울 법도무심코 코를 흥얼이다 바라본 그의 광경으로는 이미 자신의 두 배 가량을 넘는 깁스를 하고 있었으나마치 그것은 일전부터 하였던 것 마냥 익숙하여 오히려 낯설지 않을 정도였다네 그 광경은 마치 이전부터 다리를 감싸고 다녔던 같군질문과 전혀 관여없는 답변을 던지며 홀로 감상에 잠기던 오다는 이내 반응이 없는 그를 살피며 재차 새로운 공상에 잠겼다오랜 기간부터 줄곧 함께 술을 마시고는 하였으나 과연 누구 하나가 취하는 광경은 목격한 적이 없었기에오다는 느리게 고개를 저으며 이전 질문에 관한 대답을 함구하였다아아과연그의 대답을 이미 예상한 듯 인조적인 웃음을 짓던 이는 이내 재차 질문하였다그렇다면 나를 데려가지그러나 이것은 친구 간의 부탁이 아닌 상부의 명령과도 같은 권한인 듯 하여여전히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미흡한 상황 내에서 과연 데려갈 성 싶었으나 당시의 그는 대단히 강압적인 태도였다.

 

 



 

가끔은 구원을 받았다고도 생각하지.’

 



 

 

목이 타들어 갈 듯한 통증에 잠시 술을 마시는 것을 다그친 그의 곁으로다자이는 한탄하듯 홀로 독백하였다그 이후로 느낀 것은 과연 그조차 구원이라는 단어를 납득하고 있었음을 느낀 일말의 놀라움이었으며곧 그 경이로움은 그를 향한 동정으로 바뀌어 오다는 그에게서 한 시도 시선을 떼지 않았다일찍이 안고는 홀로 감상에 잠긴 듯 잔을 쥐고서 미동하지 않았고당일 다자이는 술로 공복을 채우는 듯한 기색으로벌써 그의 곁으로는 평상의 두 배 가량의 빈 병이 테이블을 맴돌고 있었다그만하지황홀경에 빠진 것 마냥 몸을 비틀거리는 그를 제지하고서 바텐더를 불러 세우며 그의 앞으로 놓인 것들을 모두 회수하였다그럼에도 다자이는 눈치채지 못한 듯 여전히 제 몸을 비틀거렸다.

 

 



 

과연 술에 취하는 게 네게 최선의 흥미가 될지는 모르겠군.’

호오오다 사쿠혹시 자네가 잃어버린 내 어머니인가?’

 




 

취했다고 주장하는 와중에 입방정은 대단한데온전한 자신보다 오히려 앞장 서서 걷고 있는 인물을 향해 천연스럽게 대꾸하던 이는 이내 강가에 이르러 문득 걸음을 멈추어 섰다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서 한참을 앞서 걷던 그는 결국 나중에 이르러서야 벗어난 위치로부터 되돌아왔으며이윽고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태우는 그의 곁에서 한참을 바라보다 이내 난간을 넘고서 강가에 주저앉아 홀연히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여전히 자연을 불쾌히 여기는 것인지 헛기침을 반복하는 다자이에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담뱃불을 끊은 그가 돌아가자는 듯 난간을 넘어선 이를 향해 손을 뻗자몹시 자약한 기색으로 그를 바라보던 다자이는 이내 짓궂게 웃음 지으며 자신을 향해 뻗어진 그의 손을 붙잡았다.

 

 

 



간만에 둘이서 도주란 걸 해보지날 도와줄 수 있는가?”

도주확실히 네게 관여할 사람은 당분간 없겠지만보는 눈은 많겠지.”

물론하지만 내가 자네를 믿지 않을리가.”

 



 

 

아직 아무런 긍정도 하지 않았음에도 제 곁으로 위치한 이를 향해 손을 뻗던 다자이는 여전히 거동이 불편한 자신의 두 다리를 번거로이 움직였다그의 행동에 결국 가릴 것 없이 건넨 손을 맞잡은 오다는 오른다리를 절룩거리는 채 걸음이 느린 그를 밀착시킨 채로 점차 건물을 벗어났다그의 짐작과는 다르게 경비는 꽤나 엄중하여 여러 일반인 환자가 잔류한 병원임에도 발견한 경비병만 줄곧 두 명을 넘어서니여러 번 얼굴을 맞대며 단순한 압박으로 경비를 벗어난 이는 과연 그들은 다른 경우를 짐작하고서 발을 뻗고 있는 것이라 짐작하였다경중한 의료 기구들이 조직 내부로 돌아선지 오래이거늘 늘상 그가 민간인이 존재하는 일반 병원의 진료를 고집하고 있는 원인은과연 일말 다자이가 보스를 경계함에 있을 것이라 오다는 홀로 잠정하였다그 근거는 과연 여러 번 병실 내에 진입하지 않고서 빈번히 외부로 찾아와 그의 안위를 묻는 보스를 목격하던 것으로다자이는 그의 도주를 묵인하는 부하들을 향해 이따금 뒤돌아 바라보며 약을 올리는 채로 서서히 그곳을 벗어났다.

 



 

 

혹시 너보스와 싸우기라도 한거냐.”

설마그렇다면 이미 팔다리가 잘려 나갔겠지.”

 



 

 

다자이와 보스의 사이에 공존하는 부하들에게는 암묵적인 두 가지의 특성이 존재했다절대적으로 보스의 명령에 충성하는 자들과 이따금 다자이의 명성을 스스로 감각하고서 본능적으로 행하는 자들이 경우는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그들은 만약 보스가 추궁을 하고자 한다면 동행 하에 함께 외부로 나섰다는 일부의 거짓을 고할 나름이었다다자이는 누군가가 귀를 기울여 듣지 않는 짓궂은 농담들을 한참 건네다 결국 스스로 굳은 입술을 닫았다오늘따라 유난히 힘들어 보이는군간혹 식은땀을 흘리며 지쳐하는 인물을 곁에서 바라보는 채로 웃음 짓던 다자이는 그에게로 지탱하던 체중을 일부 자신이 싣는 듯 홀연 방치하던 왼발로 재차 걸음을 시작하였다옆에서 그가 무얼 하는지도 모르고 한껏 힘을 쏟던 이는 돌연 가벼워진 걸음에 그제야 곁을 돌아보는 다소 우스운 행위를 하니이것을 지켜보던 다자이는 결국 큰 웃음을 터뜨리며 이를 낯선 건물의 내부로 이끌었다.

 

 



이를테면 그의 제안은아무도 모르는 이곳에서 흠뻑 취한 체를 하자는 것이었다이미 바의 내부가 일부 울릴 만큼 큰 소리로 가장 독한 술을 주문한 다자이는 불편한 걸음을 이끌고서 스툴에 주저앉은 채 들뜬 듯 기분 좋은 소리를 내었다이전부터 워낙 별난 소년이라 단정 지었기에 별 다른 감각은 하지 않고서 걸음을 옮겨 그의 곁으로 자리 잡으니덜컥 얼음 잔을 내밀던 다자이는 오히려 술병을 손에 꼭 쥐고서 누차 조금씩 들이마시기 시작하였다그만큼의 돈은 있는거냐당황한 듯 서리가 생긴 잔을 꼭 쥐던 이가 다자이의 귓전으로 다가서 속삭이자어깨를 으쓱이며 테이블에 납작 머리를 기댄 다자이는 가끔 몸을 굼실거리는 채로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는 듯 하였다마치 극과 악의 길에 놓인 사람마냥 한참 궁색하던 그마저 결국 한 병을 비워내고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이를 따라 잠시 정신을 놓았으며이 후로 분위기는 한참을 무르익으며 마침내 바의 자명종이 울리기 직전까지 그들은 결코 잔을 놓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나는 오다 사쿠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 없는데.”

그런가대답을 피할 것도 없다만.”

호오그렇다면 가장 궁금했던 걸 물어보지.”

 

 




자네의 첫 몽정은 어느 때인가취한 것 마냥 비실거리며 웃음 짓는 다자이를 보며오다는 당혹감에 얼굴을 붉힌 채 잠자코 그를 응시하였다그러나 마치 그것이 시발점이었다는 듯 오히려 멈추지 않고서 음담패설을 반복하는 다자이를 몇 번 다그치는 등 그만두기를 바랐으나더욱 소리를 높여 제멋대로 언사를 하던 이는 곧이어 새로운 양주를 취하며 주정하던 이내 돌연 테이블 위로 고개를 박았다.

 



 

이전부터 연기는 줄곧 잘하는군늙은 바텐더에게서 물을 받아내어 그에게로 건네던 오다는 돌연 고개를 비틀어 자신을 응시하는 다자이를 마주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정말로 취했나어느새 자신의 남근 근처로 은밀히 손을 놀리는 그를 떼어내며 어깨에 기대던 이는 이윽고 서둘러 주점을 빠져나왔다평상은 잘 취하지도 않았잖아제정신이 아닌 탓에 들을 리가 만무한 그를 타박하며 무거운 걸음을 나선 오다는 결국 몇 걸음을 떼지 못하고서 계단에 주저앉아 늘어진 다자이를 벽에 기대어 앉혔다당장 시체 같은 그를 이끌고서 병원으로 돌아가기에는 무리일테지그러나 한참을 상념에 잠기던 그에게 말미를 제공해준 것은 다자이로그는 마치 갈증이라도 난 듯 연신 물을 독백하며 졸던 것으로 결국 그는 잠에 든 이를 이끌고서 부근의 바다로 향하였다.

 

 

 




 


 

아무런 공상을 하지 않아도 저 너머에서 떠다니는 부표를 잠자코 바라보고 있으려니유독 시간은 평상보다 더욱 빠르게 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이미 오래 전 병실을 나선 것이 발각이라도 된 것인지 이전부터 그의 전화기로는 수신음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으나이는 점차 고요한 파도 소리에도 묻히는 채 멎어갔다오다는 시선을 전환하여 멀찍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다자이를 향하였다그의 표정은 감정을 짐작할 수 없이 일관적이었으나 어느새 자신을 향해 마주하는 시선은 전적을 찾아볼 수 없는 마냥 자약하며 천진하였다귀찮아도 이런 건 스스로 할 줄 알아야 해이전 그가 잠시 백사장을 구르던 사이 일부 묻어나온 먼지를 털어내며 조언하는 그의 손길을 수용하며 잠시 눈을 감던 다자이는 이내 기분 좋은 듯 콧소리를 내었다강아지 같아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일말 다가오는 안락감에자신마저 어느새 안심한 듯한 오다는 점차 여유로운 호흡을 반복하였다마치 오래 전 경험한 것만 같은 감각얼굴로부터 맞닿던 잔잔한 바람이 실정 그리 이르고 있었다.

 

 



다자이는 여전히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던 오다의 턱을 당기어 입을 맞추었다잠에 든 듯 미동하지 않던 그의 우발적인 행동이었으나 일말 당황한 듯 몸을 움찔거리던 그는 이내 다자이의 허리를 감싸는 채로 그의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나로서도 흥분이 되는가마치 희롱하는 듯한 목소리로 귓전에 속삭이던 이는 재차 탐닉하듯 바삐 집어삼키는 그의 입술에 침묵하였으며 용케 어깨에 걸쳐있는 코트를 시트로 삼아 소년을 눕힌 오다는 한껏 그를 애무하였다이전부터 이 코트마음에 안 들었는데 말이야통증마저 무마하고서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던 다자이가 어릿한 듯 신음하였으나주변이 시선에 들어올 리가 만무한 이는 셔츠의 뒷자락을 말아 올리며 곧이 그의 마른 등을 쓸었다돌연 느껴지는 한기에 놀라 흠칫 몸을 떨던 다자이가 어린 아이마냥 밀착하여 그에게로 얼굴을 묻자 의외인 듯 행동을 굳히던 그가 이윽고 소년의 작은 머리통을 어루만졌다.

 



꼭 이럴 때의 너는 나이에 맞는 어린 아이로 보이는데숨결이 닿을 정도의 몹시 근접한 거리에서 속삭이는 그의 어깨를 짐짓 밀어내던 다자이는 이내 얼굴을 붉히는 채로 대답을 함구하였다겨울에 이르는 바다임에도 개의치 않은 듯 한참을 어울리던 그들의 주변으로는 여러 겹을 풀어낸 낡은 붕대가 난무하였으며 어느새 다자이의 맨 손목을 쥐고서 마주하던 그는 점차 하반신을 향하여 시선을 돌리는 기색으로다자이는 여러 번 이에 반응하였으나 이윽고 돌연 무언가에 놀라 붙잡힌 손목으로 저항하는 채 연신 오다의 이름을 연호하였다.

 

 



 

잠시만 오다 사쿠조금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아.”

여유는 아까도 충분히,”

됐으니까 일단좀 진정하고!”

 

 



 

마치 무언가를 의식하였단 듯이 연신 어깨를 밀어내는 그의 행위에 일부 불만이 생긴 오다가 돌연 뒤를 돌아보자소년이 여전히 바라보고 있는 너머로는 멀찍이 검은 양복의 사내가 주위를 배회하며 점차 해안가를 따라 임박하고 있었다이거 야단났군당황한 오다가 부쩍 물러나면서도 다자이가 지쳐 주저앉지 않도록 등을 대어주며 도우니다자이는 평상의 모습에서는 찾을 수 없던 초조함으로 일관한 채 재차 어긋나는 셔츠의 단추를 잠그는 어리숙함을 보였다결국 먼지로 얼룩진 코트를 걸치고서 졸도한 척 그의 곁에서 몸을 늘이자 곧장 오다는 그를 안고서 황급히 인적이 있는 곳으로 향함으로여전히 그들을 찾지 못하고서 머뭇거리던 조직원은 돌연 나타난 그들을 발견하고서 놀라 시선을 방황하였다.



그가 바닥에서 굴렀다상당히 황당한 답변임에도 불문하고 거듭된 그의 진지함에 결국 길을 트고서 연신 고개를 꾸벅이는 이를 지나치며오다는 점차 걸음을 재촉하여 거리를 벗어났다한 편의 영화가 아닌가어느새 고개를 묻고 있던 다자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채로 미소 짓자황당한 듯 오다마저 달리던 우스운 광경으로 이내 그를 마주보며 일말 폭소하였다너와 있으면 항상 별난 일만 일어났으니까평상과는 다르게 무엇으로도 감싸지 않아 유독 휑한 목덜미를 바라보며오다는 이전보다 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채 달음질을 하였다이윽고 그가 무심코 우러러본 하늘은 이전보다 더욱 개운해진 듯 하였으며 마침내 그들이 들어선 시각으로는 어느덧 다섯 시를 가뿐히 넘어서고 있었다.

 

 

 



 

-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승부를 하지!”

 

 



 

질리지도 않냐독감에 걸려 붉어진 코끝을 연신 들이키는 이를 보며 오다는 한탄하는 채 담배를 입에 물었다부쩍 추워진 탓으로 점화되지 않는 라이터를 연신 건드리던 그는이내 일부가 축축해진 담배를 다시 자켓 안으로 깊이 집어넣었다이전에 너지지 않았던가그의 대화에 다자이는 여러 번 술잔을 넘실거리는 채 시선을 마주하였으며이윽고 그에게로 부쩍 얼굴을 밀착하고서 나긋이 속삭였다과연 자네는 그것을 사실이라 생각하는가타인이 마주한다면 불쾌할 정도로 피식거리는 이들을 바라보며 안고는 연신 궁금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오다는 여전히 자약한 얼굴로 한숨을 짓다 이내 작은 실소를 터뜨렸다그렇다면 가까운 시일 내로 다시 만나지밀회라도 조장하는 듯 은밀하게 대화하던 이는 이내 침묵으로 일관하듯 잔을 너머로 입술을 깊게 묻었으며마치 실수한 인물을 규탄이라도 하는 듯 고개를 젓던 다자이는 어느새 시선을 돌려 흥미로운 듯한 표정으로 안고를 응시하는 채 방치된 그의 잔에 홀로 건배하듯 시늉하였다음주란 정말 흥미로운 언사가 아닌가어느새 하늘을 향하여 잔을 향한 채 외치는 다자이를 바라보던 이들은이윽고 일부를 공감이라도 하는 듯 그와 같은 동작을 반복하였다네 말이니그렇게 정정하지오다의 천진한 답변과 더불어 세 개의 잔은 곧 의미 없이 맞대어 울려 퍼짐으로서바에는 그들의 은밀한 시선 교환의 이외에 곧 일말의 정적과도 같은 안온이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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